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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성시경-주원, 진화와 진정성이 드러난 상처

바람을가르다 2012. 10. 22. 09:23

 

 

 

1박2일 시즌2에서 복불복 최강멤버는 누구일까. 1박2일 원년멤버로서 다재다능하면서도 노련한 이수근을 무시할 순 없지만, 시즌2부터 합류한 성시경과 주원이 실질적인 1박2일 복불복 1인자를 놓고 자웅을 겨루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대의 젊은 피 혈기왕성한 막내 주원의 경우, 강인한 체력과 민첩성에 성실함까지 갖춰 복불복에서의 승률이 매우 높다. 반면 성시경은 주원 부럽지 않은 체력에, 상식이 풍부한 브레인까지 겸비해 복불복에 가장 최적화된 멤버라 할 수 있다.

 

이렇듯 1박2일 시즌2 복불복 투톱으로 볼 수 있는 성시경-주원이, 21일 방송된 해피선데이 ‘1박2일’ 충북 제천 여행 2탄에서 막간에 이뤄진 상식퀴즈로 나란히 굴욕(?)을 맛보면서 시청자에게 큰 웃음 선사했다. 주원은 로뎅-햄릿 오답 2연타로 대박을 쳤고, 성시경은 상식퀴즈를 통해 멤버들 중 꼴지를 마크하면서, 1박2일 대표 브레인이라는 간판대신, 1박2일 공식 멍충이 ‘성충이’라는 굴욕적인 별명을 얻었다.

 

 

 

그럼에도 성시경-주원은 오답과 성충이라는 불명예로 민망해하기 보단,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었다는 사실에 만족하며 즐거워했다. 주원의 경우 빵 터트린 착한 오답 ‘로뎅’으로 위축되지 않고 ‘햄릿’까지, 얼핏 떠오르는 대로 오답을 막 던지는 무리수를 겸비하기 시작했고, 성시경의 경우 성충이라는 별명에 어울리게끔 구석으로 찌그러지며 유연하게 망가지는 퍼포먼스까지 보여줬다.

 

이러한 예상밖에 모습을 보여주고 웃음을 뽑아내는 성시경-주원을 보면, 그들이 이제는 복불복이 강한 멤버에서, 예능의 재미를 뽑을 줄 아는 멤버들로 한 단계 진화하는 중임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성시경-주원은 1박2일 시즌2 멤버중 미션과 복불복수행이 가장 탁월했음에도 불구하고, 예능에 물이 오른 맏형 김승우-리액션의 절대강자 차태현-복불복의 흑역사를 써내려가는 엄태웅 등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다.

 

 

 

오히려 1박2일내에 존재감이 미비하다면서, 시청자의 비판에 줄곧 노출된 멤버가 성시경-주원이었다, 그들이 누구보다 열심히 프로그램에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웃음을 주는 데 약했다는 이유로, 과도한 비판을 받고 상처를 입어야 했다.

 

성시경-주원의 경우는 시청자의 비판이 억울한 측면이 강하다. 1박2일 시즌2의 경우, 미션과 복불복을 통해 주로 재미를 창출하는데, 성시경-주원이 다른 멤버들에 비해 복불복에서 워낙 강한 모습을 보였다. 주원의 경우 상식이 좀 약하지만, 성시경의 경우 거의 약점이 없다. 반면 복불복의 3대 구멍 김승우-엄태웅-차태현에, 어리숙한 김종민이 버티고 있으니, 성시경-주원의 복불복 승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길 수 있는 게임을, 웃기기 위한 목적으로 일부러 질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런 모습을 시청자에게 읽힌다면 더 욕을 먹을테니까 말이다.

 

 

 

다큐가 아닌 예능에선 멤버가 가진 허점이 많을수록 웃음을 뽑기에 용이하다. 때문에 허점이 별로 눈에 띄지 않던 성시경-주원의 예능 적응이 상대적으로 더딜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주원은 최근 무상식을 앞세워 웃음을 뽑기 시작했고, 성시경은 무서운 식탐을 앞세워 식탐왕-성장금 등 먹성 관련캐릭터를 공고하게 구축해 오고 있다.

 

1박2일 시즌1이 국민예능으로 흥했던 이유로 여러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그 중하나로 김C의 존재감을 들 수 있다. 김C의 캐릭터는 강호동-은지원-MC몽 등 다른 멤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독했다. 오히려 평범했고 늘 정도를 걸었다. 웃음보다는 매번 미션과 복불복에서 최선을 다했다. 그런 김C가 있었기 때문에, 시즌1의 다른 멤버들이 더욱 빛날 수 있었다.

 

 

 

1박2일 시즌2 성시경-주원은 김C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미션과 복불복을 임했다. 늘 부지런하게 뛰어 다녔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 모습들이 시청자에게 저평가받거나 비판으로 왜곡될 때는 안타깝다. 21일 방송분에서, 아침에 일어난 성시경의 퉁퉁 부은 얼굴, 입술에 물집이 잡힐 정도로 피곤한 와중에서도 닭목, 닭껍질에 대한 집착을 드러내며, ‘성발라’의 이미지를 벗고, 예능 1박2일에서는 발라드 가수가 아닌 예능인으로 시청자에게 보다 편안하고 솔직하게 다가서려는 모습에서, 그의 정색이 아닌 진정성을 이제는 시청자가 봐줘야 한다.

 

1박2일 성시경-주원은, 시즌1의 김C처럼 현재 시즌2의 소금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성시경-주원은 김C처럼 더디게 시작됐지만, 분명 그들의 색깔을 가지고 예능 1박2일에 재미를 거들며 예능의 새로운 캐릭터로서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던 건, 김승우를 주축으로 뭉친 현재 1박2일 시즌2의 가족같은 분위기임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