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하지원과 솔비섞인 시크한 악녀 ‘나르샤’

바람을가르다 2009. 9. 16. 07:33

 

연예계에는 닮은 꼴 연예인 참 많은 거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홍경민과 고수, 장근석과 이홍기, 주진모와 이용우, 이연희와 신세경 등이 생각나는데요. 얼마전엔 2PM의 닉쿤과 배우 문근영이 닮았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지요.

 

그리고 두 사람의 얼굴을 합성한 듯한 연예인도 있습니다. 배우 하지원과 가수 솔비를 절묘하게 섞어놓은 듯한 외모의 소유자. 바로 브라운아아드걸스, 일명 브아걸의 ‘나르샤’ (본명 박효진) 입니다. 참고로 예명 나르샤는 ‘날다’의 존칭어로 용비어천가에 따왔다고 합니다.

제아, 가인, 미료, 나르샤로 구성된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는 지난 여름 정규 3집을 발표하고, 타이틀 곡 Abracadabra(아브라카다브라)로 온라인 차트 1위를 석권하며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특히나 안무인 ‘시건방춤’은 노래이상으로 화제가 되었죠. 나르샤와 미료가 참여한 KBS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OST의 ‘아이 러브 유’도 현재 좋은 반응 얻고 있습니다.  

 

사실 브아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가인입니다. 소녀시대나 원더걸스에 비해 예능프로그램에 노출빈도가 적은 브아걸에서 그나마 종종 얼굴을 비치는 멤버가 가인이기 때문이죠. 워낙 많은 걸그룹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에서 가요프로를 보지 않거나, 특정 그룹에 관심을 갖지 않는 한 멤버들의 이름과 얼굴이 쉽게 매치가 되지 않습니다.


지난 주 일요일 이경규가 진행하는 SBS <퀴즈! 육감대결>에 나르샤가 나왔습니다. 평소라면 브아걸의 주력 멤버인 가인이 나왔을텐데, 이번엔 달랐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보면서 두 사람이 떠올랐습니다.

천만관객을 돌파한 영화 <해운대>에 이어, 최근 <너는 내운명>의 박진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루게릭 환자를 소화하기 위해 20KG 감량을 감행한 명배우 김명민과 함께 출연한 <내사랑 내곁에>의 히로인이자, 충무로의 흥행보증수표 하지원.

리틀 하지원으로 불리는 김소은입니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가을이로 잘 알려져 있죠. 그러나 어디가 하지원과 닮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오히려 나르샤가 하지원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러나 나르샤도 리틀 하지원이라고 단정짓기 애매한 얼굴이죠. 문채원정도 되야 리틀 김희선에 리틀을 따와도 부끄럽지 않으니까요.

 

MBC<일밤>의 ‘우결’을 통해 신화의 앤디와 신혼집을 차린 후, 비호감 딱지를 조금은 벗겨낸 솔비. 바로 하지원이 될 수 없는 이유인 즉, 나르샤의 얼굴속에 가수보다 예능이 어울리는 연예인 솔비의 모습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죠.

 


외모만 놓고 봤을 때, 브아걸의 나르샤는 하지원과 솔비를 섞어놓은 듯 합니다. 리틀 하지원도 리틀 솔비도 아닌, 마치 두 사람을 섞어놓은 듯한 나르샤는 하솔비, 솔지원이라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단순히 나르샤의 외모를 말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나르샤에게서 예능프로그램에 어울리는 ‘끼’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퀴즈육감대결>을 통해, 2AM의 조권, 임슬옹과 한조가 된 나르샤는 오프닝에 드러운아이드걸스로 불리는 그들과 시건방춤을 선사합니다. 이후 센스가 필요한 본게임에서 나르샤는 굉장히 침착하면서도 여유롭게 분위기를 타더군요. 이경규를 비롯한 선배들을 상대하는 퀴즈프로그램이라 긴장하고 떨릴 법도 한데, 오버하지 않는 당당함과 적극적인 태도가 초반부터 시선을 사로 잡습니다.

 더군다나 선배가수인 GOD출신의 김태우가 “남자친구 있느냐?”는 짓궂은 질문에도 “덩치가 큰 사람은 싫다.”며 노련함마저 작렬합니다. 나르샤는 얼마전 모 케이블 방송을 통해 남자연예인 5명에게 대쉬를 받았다고 고백한 적도 있었죠. 여하튼 이미 예능프로그램에 적응을 완벽히 마친 2AM 조권에 꿀리지 않는 재치와 어리버리한 캐릭터를 잡은 듯한 임슬옹을 압도하는 포스를 보여줍니다.

신상녀이자 까칠녀로 뜬 서인영의 케이스와 같이, 요즘 예능프로그램에서 워낙 캐릭터를 선호하다보니, 출연하는 가수들도 저마다 시청자에게 어필하기 위해 오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절제된 언행을 보인 나르샤가 오히려 신선하면서도 시크하게 보였습니다. 사실 캐릭터라는 것은 단기간에 시선을 사로잡기엔 좋지만, 시청자에겐 싫증과 비호감을 불러오기가 쉽죠.

걸그룹 멤버들이 예능프로그램에 나오면 천편일률적인 태도가 많이 보입니다. 소녀의 이미지를 남겨 두려 다분히 소극적이거나 애교로 승부하는 경우도 많고, 반대로 섹시댄스로 과감하게 시청자에게 어필하지만 댄스타임이 끝난 이후엔 침묵으로 일관하는 경우도 적잖구요. 예능에서조차 이미지로 승부하려 들죠.

주눅들지 않고, 의사표현이 확실하며 말에 끊김이 없는 나르샤의 장점은 언뜻 평범한 듯 보이지만, 예능이든 어디든 가장 중요한 바탕이 되는 기본을 갖췄다는 점에서 칭찬하고 싶더군요. 단순히 예능프로그램에 포커스를 맞추고 볼 때, 나르샤는 블루오션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동안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브아걸의 주력은 가인이었습니다. 가인을 제외하곤 다른 멤버들을 예능프로그램에서 쉽게 볼 수가 없었죠. 예능프로그램을 통한 홍보효과는 상당히 높습니다. 카라에 무관심했다가 니콜이나 한승연이 출연한 오락프로그램을 통해 카라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 기성세대도 많으며, 반대로 부활의 김태원을 모르던 신세대들은 그가 출연한 프로그램을 통해 부활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예능프로그램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던 가인보다는, 적극적인 동시에 솔직하고 털털한 나르샤가 브아걸을 홍보하기엔 나아 보입니다. 솔비처럼 오버하지 않는 절제된 입담과 분위기 파악. 귀여운 카라의 한승연과는 다른 팜므파탈 이미지까지 구축한 나르샤.

예능’끼’라는 것은 포장하지 않은 솔직함과 적극적인 마인드에서 빛날 때가 많습니다. 매력적인 외모까지 겸비한 브아걸의 나르샤가 굳이 캐릭터를 잡기보단 본연의 있는 그대로를 지금처럼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다면, 예능의 개념녀로서 충분히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거라 의심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