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및 드라마

나도꽃, 한고은 남편은 누구때문에 죽었을까?

바람을가르다 2011. 11. 24. 10:27





23일 방송된 수목드라마 ‘나도, 꽃!’ 5회의 시작은 서재희(윤시윤)와 차봉선(이지아)의 키스신으로 시작했다. 키스 후, 재희는 진심인지 장난인지 알 수 없는 태도를 취했고, 갑작스럽게 키스를 당한 봉선은 황당하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봉선은 돌아서선 재희와의 키스를 떠올리며 두근반 세근반스런 표정을 지었다. 어쨌든 키스 한방으로, 두 사람은 남이 아니라 님이 될 수 있는, 또 하나의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그러나 나도꽃 5회에서 재희와 봉선의 키스보다 중요한 사건은 따로 있었다. 바로 마지막에 등장했던 의류매장 뻬르께의 공동대표 박화영(한고은)의 남편에 죽음과 관련되어, 재희와 화영이 나눈 회상이고 대화였다. 뻬르께의 언더커버보스 서재희에겐 전과가 있다. 절도 그리고 과실치사. 과거에 트럭을 운전하던 재희가 동업자였던 화영의 남편을 실수로 치어 죽게 만들었다. 그리고 재희에겐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아있다.



나도꽃, 한고은 남편은 누구때문에 죽었을까?

잊을만하면 생각나서 재희를 괴롭히는 화영의 남편의 죽음. 화영은 실수임을 알기 때문에, 재희에게 죄책감에서 그만 벗어나라고 다그치지만, 그녀의 주변에 머무는 재희는 절대 그럴 수 없다. 근데 화영의 남편의 죽음과 관련되어, 석연치 않은 점이 한 가지 발견됐다. 트럭뒤에 화영의 남편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후진하다가 치어 죽게 만들었다는 사실도 그렇지만, 사고 후 재희는 혼잣말을 반복했다. “아까 갔잖아. 아까 갔잖아...”

일을 마치고 먼저 갔던 사람(화영의 남편)이, 재희와 화영이 함께 탄 트럭뒤에 있다가 치어서 죽은 것이다. 그 사실은 재희뿐 아니라, 당시 재희의 옆좌석에 앉았던 화영도 알고 있다. 때문에 화영은 실수로 사고를 내 남편을 죽게 만든 재희를 용서하고 이해할 수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 의문은, 왜 먼저 갔던 화영의 남편이 굳이 다시 돌아와, 황당한 죽음을 맞았냐는 점이다.



결국 미스터리한 화영의 남편에 죽음은, 앞으로 나도꽃이 진행될수록 풀어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사고를 냈던 당시, 당황하며 눈물을 쏟은 서재희가 되뇌었던, “아까 갔잖아...”의 의문점이 풀리지 않는다면, 재희의 트라우마도 극복할 수 없다. 더군다나 늘 박화영과 그의 아들이 재희 주변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잊고 극복하려해도 그러기가 쉽지 않다.

즉 재희의 품고 있는 상처는 과실치사라는 결과에 앞서, 원인이 된 이유가 명확하게 동반되어야 치유가 진전될 수 있다. 적어도 먼저 간다고 했던 화영의 남편이 무엇때문에 다시 돌아왔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려야 한다. 그래서 나도꽃 5회가 중요했다. 드라마 전체에 설득력을 부여하고 시청자가 주목하고 바라봐야 할 중심이 되는 스토리라인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일단 왜 여주인공 차봉선(이지아)의 직업이 여순경인가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그리고 경찰이란 직업과 관계없는 의류매장 CEO 서재희(윤시윤)와 엮인 것도 동시에 말이다. 단순히 그들의 좌충우돌 사랑을 위해 극과극의 직업을 가진 남녀의 만남이 아니라, 박화영(한고은) 남편의 죽음에 대해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직업이 경찰이고, 차봉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과실치사로 인한 서재희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게끔, 박화영의 남편에 죽음과 관련된 미스터리한 점들을 차봉선이 재수사할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박화영도 남편의 죽음과 관련해 일정부분 서재희가 모르는 또 다른 진실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재희를 두고 대립각을 세울 화영은, 봉선의 남편수사에 훼방을 놓을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박화영의 남편이 서재희의 실수로 죽었기에, 그동안 화영이 재희를 뻬르께와 자신의 옆에 묶어둘 수 있었지만, 만일 재희가 화영에게 덜 미안함을 느끼는 순간이 온다면, 언제든 그는 화영의 곁을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영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재희가 자신을 두고 어디론가 사라지는 일이다. 그래서 서재희가 뻬르께의 언더커버보스로 활동하는 것을 화영이 반대하는 것이다. 화영은 재희가 세상에 알려지면, 최소한 뻬르께를 중심으로 재희를 확실하게 묶어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나도꽃 5회에서 도둑맞은 뻬르께의 20억짜리 명품 핸드백도, 어쩌면 화영이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뻬르께의 주차요원으로 활동하는 서재희가 매장안을 수시로 드나들기 때문에, CCTV에 재희가 자주 찍힐 것이고, 범인으로 의심 살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재희가 범인으로 지목되어 경찰수사를 받게 되면, 그가 뻬르께의 공동대표라는 사실을 밝힐 줄 알고 저지른 박화영의 자작극이 아닐까하는.



어찌됐든 중요한 건, 나도꽃에서 주목하고 볼 수 있는 굵직한 스토리라인이 드디어 시청자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박화영의 남편을 누가 죽였을까?’라고 접근하면 당연히 서재희가 된다. 그러나 여러가지 이유가 동반될 수 있는 '박화영의 남편이 누구때문에 죽었을까?'라고 접근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박화영의 남편은 왜, 누구때문에 죽었을까. 덕분에 나도꽃 주인공인 이지아-윤시윤-한고은의 트라우마와 성격, 직업 그리고 물고 물리게 될 세사람의 관계도에도 설득력이 업그레이드됐고,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은 더해질 수 있었으며, 시청포인트도 훨씬 뚜렷하게 잡히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