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강호동, 영리함을 증명한 한마디!
13일 방송된 해피선데이 <1박2일>는 설악산 종주 2편을 통해, 안방에 또 한번 가슴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비록 복불복이 없었고 웃음의 강도도 상대적으로 약했다고 볼 수 있지만, 그들이 대청봉에서 바라 본 일출속에 뜨거운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는 재미의 또 다른 단면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1박2일은 설악산을 통해 자화자찬을 하고 감동드라마를 찍을 자격이 있었다. 중도에 포기하고 싶었다는 이승기의 말처럼, 한 겨울에 설악산을 오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과정을 극복하고 이겨낸 그들은 방송을 떠나, 서로에게 칭찬을 해도 성취감에 감동을 느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정상에 오른 자만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걸, 그들은 누릴 자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청봉에서 일출을 바라보던 강호동과 이승기 등 멤버들은 감동을 이기지 못해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대청봉의 일출보다, 멤버들의 눈물보다 진했던 감동의 순간은 따로 다가왔다. 바로 일출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었던 강호동의 말속에 녹아있었다. 동시에 강호동은 참 영리하고 따뜻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게 했던 말이기도 했다.
1박2일 강호동, 영리함을 증명한 한마디!
강호동은 멤버들에게 일출을 바라보며 무슨 소원을 빌었냐고 물었다. 이승기는 지인들 및 1박2일 식구들의 행복을 기원했고, 김종민은 뜬금없이(?) 세계평화를 얘기해 웃음을 주었다. 은지원이 인상깊었다. 소소한 소원이라며 부모님의 건강을 빌었다고 밝혔다. 함께 산에 오른 사람들이 무사히 귀가할 수 있기를 빌었다는 이수근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강호동이 마지막으로 자신의 소원을 밝혔다. 강호동의 멘트하면 시청자가 떠오른다. 당연히 시청자가 먼저 나올 것이란 예상을 했지만, 강호동은 은지원과 마찬가지로 부모님을 언급했다. 아버지가 돼서야 부모님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면서, 부모님에게 더 잘하는 아들이 되겠다며, “부모님 사랑합니다.”를 외쳤다.
1박2일의 메인MC인 만큼 강호동은 동생들이 얘기한 가족보단, 큰 틀에서 시청자를 언급하고 정리 멘트를 할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리고 올해도 부모님이 건강하길 바란다는 은지원의 언급이 감동이면서도 너무 짧아 2% 부족한 맛이 있을 때, 부모님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길게 더한 강호동을 통해 마침표를 찍었던 감동이었다.
강호동의 소원속에 녹아있는 부모님은, 그가 되뇌었던 명언과도 맞물려 있었기에 감동의 의미는 배가될 수 있었다. 강호동은 설악산 대청봉에 오르기 직전인 한계령에서 그리고 중청대피소에서, 그가 오래전에 책에서 읽었다는 명언을 언급했었다.
‘인간은 산을 만들 수 없지만, 산은 인간을 만들어준다’
강호동은 설악산 정상에 올라봐야 이 말뜻을 비로소 이해할 것 같다면서, 산에 오르기 전부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대청봉에 오른 강호동은 벅찬 감동에 눈물을 흘렸다. 이어 소원을 빌었고, 아버지가 돼서야 부모님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부모님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며 감사함을 표현했다.
명언속에 숨겨진 해답을 강호동이 찾았고, 친절하게 시청자에게 설명해주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강호동이 했던 말은, ‘나는 부모님을 만들 수 없지만, 부모님은 나를 만들어주셨다.’ 로 들렸기 때문이다.
나에게 있어 가장 높고 위대한 산은 부모님이 아닐까.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유일한 것을 찾는다면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이기 때문이다. 설악산에서 가장 높은 대청봉에 올라 눈부신 일출을 바라보며, 세상에서 가장 높고 빛나는 이름 ‘아버지-어머니’를 떠올렸던 강호동은 시청자에게 말하고 있었다. 내가 존재하는 이유, 바로 부모님의 위대함을, 소중함을, 고마움을.
어떤 이들은 예능속에 강호동을 캐릭터로 보지 않고 무식한 MC라고 비하한다. 또한 아는 척을 하기 위해 명언을 남발한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민MC로 우뚝 선 강호동은 겸손하고 따뜻하며 영리한 사람이다. 그 사실을 대청봉에서 또 다시 증명해 보였다.
읽은 책의 권수와 두께가 중요한 건 아니듯이, 단 한 줄의 명언에서도 그것이 주는 의미를 말뿐이 아닌, 몸소 경험하고 깨달아 내것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똑똑하고 영리한 사람이다. 그리고 내가 알고 느낀 것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드러내고 나눌 줄 아는 사람이 건강한 마음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1박2일 설악산종주 편은, 죽도록 고생했을 때, 너무나도 좋은 것을 보았을 때, 살아있음을 감사하게 여길 줄 알았을 때, 누구보다 부모님 생각이 절로 난다는 말을 몸소 보여주었다. 그래서 좋았다. 늘 곁에 있다고 생각하면 느낄 수 없고, 찾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감동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만약 강호동과 은지원이 대청봉에서 부모님을 언급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시청자가 1박2일 설악산 편을 보고 감동을 느끼는 길이 그만큼 험난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