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위대한탄생, '방시혁-김태원' 결정적차이?

바람을가르다 2010. 12. 11. 09:00







지난 주 방송됐던 MBC <스타오디션-위대한탄생> '글로벌 오디션-일본 편'은 미스재팬 권리세를 앞세워 반짝 이슈몰이를 한 격이나, 전체적으로 시원하게 망했던 반면, 10일 방송된 '글로벌 오디션-미국 편'은 <위대한탄생>의 성공가능성을 알린 조용한 외침과도 같았다.

특히 허스키한 음색으로 김태원을 사로잡았던 국내편의 이동미라던가, 서태지의 '난 알아요'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편곡해서 불렀던 미국편의 허지애는, 앞으로 <위대한탄생>에서 주목하고 봐도 좋을만큼 충분한 자질과 본인 특유의 매력, 즉 개성을 뚜렷하게 어필했고, 예선을 통과했다. 또한 실격처리됐으나 올 대학가요제 대상 이인세의 참가도 눈길을 끌 만했다.

한편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아이돌> 시즌6에서, TOP24에 뽑혔던 재미교포 폴김은, 제2의 존박을 꿈꾸며 솔리드 '이밤의 끝을 잡고'를 열창했으나, 조PD의 지적대로 개성은 없었고 김조한 흉내내기에 급급해 탈락위기에 놓였다.

단순히 선곡의 실패로만 볼 수 없는 건, 오디션의 취지나 목적은 모창가수를 뽑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스타일의 신인을 찾는 것이다. 음악적재능이란 토대에 자신만의 색깔과 개성을 심사위원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는가에 따라, 기회라는 것도 따라오게 돼 있다. 폴김의 경력보다 중요한 건, 개성이고 가능성이고 스타성이기 때문이다.




위대한탄생, '방시혁-김태원' 결정적차이?

아메리칸아이돌 출신 폴김이 탈락위기에 놓인 것을 보면, 심사위원들이 쥐고 있는 공통된 분모를 찾을 수 있다. 다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심사위원마다 자신들이 원하는 주관적인 모델은 따로 있음도 알 수 있다.

현재 프로듀서 방시혁의 독설이 시청자사이에 논란을 낳고 있다. 미국편에서도 그의 독설은 멈추지 않았다. 여기에 조PD가 합세해, 데이비드 오(오세훈)의 옷입는 스타일, 외모 등을 지적했다. '가수는 노래만 잘한다고 되지도 않고, 성공할 수도 없다.'는 방시혁의 기본적인 마인드는 조금도 변한 게 없었다. 

국내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힙합을 참가곡으로 들고 나온 고등학생 듀오에게 그 정도 수준으론 명함도 못내민다는 독설을 마다않았다. 프리스타일을 운운하며 무대가 아니라 동네에서 취미삼아 힙합하라는 얘기처럼 들릴 정도였다. 그러나 김태원과 김윤아는 방시혁이 깔아 뭉갠 그들을 뽑아 기회를 주었다. 여기서 김태원과 방시혁의 차이가 뚜렷하게 구별된다.

김태원은 당장보단 가능성을 본다. 위대한탄생의 1등을 뽑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심사위원으로 출연했다기 보단, 참가자의 가능성을 보고, 가능성이 없다면 가차없는 독설로 매듭을 끊어주고, 노력여하에 따라 가능성이 보이면 그 점을 봐줄 줄 안다. 멘토가 되어줄 수 있다는 의사까지 내비친다. 다만 멘토가 되어준다는 것이, 가수로서 데뷔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반면 방시혁은 가능성보단 당장의 실력을 본다. 바로 무대에 올릴 수 있는가에서 접근한다. 때문에 노래에 대한 재능뿐 아니라, 외모나 스타일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 오디오뿐 아니라 비디오가 중요시되는 현재 대중음악의 트렌드에서, 상업적인 프로듀서로 접근하고, 오디션을 통해 수익이 되는 모델을 찾고 있다.




80년대부터 음악을 한 김태원에겐 장인정신이 있다. 스타일이란 껍데기보단 음악이란 본질에서 접근한다. 때문에 오늘보단 내일을 주목한다. 반면 음반시장이 죽고, 오디오보단 비디오가 중요시되는 현재 대중음악에 길들여진 방시혁은, 음악만큼이나 껍데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목소리로만은 대중을 붙들 수 없다고 생각한다.

원론적으론 김태원이 맞지만, 방시혁의 생각도 틀린 것은 아니다. 현재 대중음악이 아이돌중심, 비쥬얼중심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김태원이나 방시혁 혼자서는, 이 흐름을 뒤엎을 수 없다. 그렇다면 현실에 대한 가중치를 반영하는 게 당연하다. 김태원의 시선도 필요하지만, 방시혁의 시선도 무시할 순 없는 것이다.

요즘 예능의 트렌드는 리얼이다. 그 리얼속에 드라마를 재료로 넣는다. 기승전결이 있고, 인간극장이 있다. 덕분에 웃음과 감동은 극대화된다. 이 드라마를 완성시키기 위해, 역할이 부여된 인물이 있고, 그들은 저마다의 캐릭터를 갖는다. <슈퍼스타K>나 <위대한탄생>과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도 다를 바 없다.

위대한탄생이 흥하기 위해선 김태원같은 멘토도 필요하지만, 방시혁같은 독설가도 필요하다. 김윤아나 신승훈 등과 같이, 또 다른 느낌을 주는 심사위원도 마찬가지다. 드라마틱한 주인공을 탄생시키기 위해선, 상황에 따라 어떤 이는 악역이 되고 어떤 이는 조력자가 된다. 그것은 곧 긴장과 갈등속에 재미를 유발하는 촉매가 된다. 방시혁의 시선을 비판할 순 있되, 막을 필요는 없다. 김태원과 다른 시선이라, 오히려 볼만한 장면들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