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효리' 압도한 2PM, 부활의 신호탄?
30일 방송된 <뮤직뱅크>에서 비의 '널 붙잡을 노래'가, 이효리의 'ChittyChitty BangBang(치티치티뱅뱅)'을 누르고, 3주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 결과는 이효리에겐 참혹(?)했다고 볼 수 있다. 4주간의 결방끝에 재개된 차트에서, 비에게 밀린 것은 둘째치고, 2PM의 'Without U'에도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납득이 갈 만했다. 음악의 대중성, 카리스마, 퍼포먼스 등 어느 하나 비와 2PM을 이겨내기엔, 이효리의 무대는 '그냥 웃는다'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힙합음악으로 또 한번의 변신을 꾀한 그녀의 의지와 노력은 칭찬할 만 하나, 감당하기엔 벅차 보인 게 사실이다. 한동안 떠들썩했던 '비vs이효리' 대첩은, 비의 승리로 일단락됐다고 보는 게 맞을 듯 싶다.
<뮤직뱅크>는 '비-이효리'에 포커스를 맞추고 사전 인터뷰를 갖는 등, 초반부터 두 사람의 경쟁구도를 수면 위로 올리고 방송을 진행했다. 그러나 정작 뮤직뱅크에 활기를 불어넣은 건, 이효리를 누르고 2위에 오른 2PM이었다.
'비-이효리'를 압도한 2PM, 부활의 신호탄?
영구탈퇴한 전 멤버 '박재범'과 맞물려, 갖가지 추측과 논란속에 이미지가 추락한 2PM. 여기에 비호감이 된 소속사대표 박진영이, 이혼소송과 같은 사생활 문제로 언론 등에 자주 노출됐던 점은, 새앨범을 낸 2PM에게 화를 부른다. 설상가상으로 박재범이 곧 귀국할 예정인데다, 새로운 소속사에 둥지를 틀고 국내활동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2PM에게 또 다른 압박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악재들도, 2PM의 무대에서 만큼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과연 박진영이라 할만큼 'Don’t Stop Can’t Stop'과 'Without U'는 충분히 대중적이다. 멜로디 라인은 쉬우면서도 귀를 잡아끌만한 호소력을 갖췄고, 짐승돌 2PM의 카리스마와 역동적인 퍼포먼스가 어우러져, 분위기를 업시키고 매력은 넘친다.
이전에 발표한 '하트비트' 등이 지나치게 화려함을 쫓았다면, 이번 앨범이 상당히 담백하다는 것도 새롭다. 화려함을 위해 억지를 부렸다는 느낌이 없다. 이런 점은 비나 이효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2PM을 더 돋보이게 만든다. 'Without U'가 박재범 마케팅 아니냐는 논란을 부추기지만, 마케팅이든 아니든 음악자체만 놓고 볼 땐, 폭넓은 대중성이 깔려 있기에 파괴력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매일같이 언론에 노출되는 이효리나 비의 행보에 대중이 피곤함을 느낄 수 있는 반면, 조용하게 활동중인 2PM의 전략이 오히려 긍정의 효과를 부르고 있다. '비-이효리'는 언론과 네티즌이 대결했을 뿐, 두 사람은 정작 제대로 된 대결조차 못한 채 껍데기만 남았다. 그리고 갖가지 '노이즈'로 얼룩진 비와 이효리를, 2PM이 조용하게 쓸어담을 기세다.
<뮤직뱅크>의 관심은 비와 이효리에게 쏠렸지만, 80분의 무대를 8분이 채 안 되어, 장악해 버린 2PM이 진정한 승리자였다. 그들의 1위 탈환이 눈에 보인다. 단지 음악프로그램의 1위는 큰 의미가 없다. 문제는 2PM의 그림자 박재범이다. 이미지가 떨어진 2PM이 완벽하게 부활했다고 말하기엔 여전한 아킬레스. 박재범을 어느정도까지 극복할 수 있을 지가, 음반과 음원시장에서 'Without U'의 생명력, 카운터로 나타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