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사망, 천재뮤지션의 죽음과 풀리지 않은 의혹
27일 가수 신해철의 사망소식이 알려졌고, 많은 네티즌이 충격과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이와 관련 서울아산병원 담당의료진은 간략한 보고를 통해, 신해철은 2014년 10월 22일 수요일 오후 2시쯤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에 혼수상태로 내원하여 응급수술을 포함한 최선의 치료를 하였으나, 2014년 10월 27일 월요일 20시 19분에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사망했다고 밝혔고, 신해철 소속사측은 이를 공식입장으로 내놓았다.
천재뮤지션의 죽음과 풀리지 않은 의혹
살면서 신해철의 음악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매우 드물 것이다. 그만큼 신해철은 대중성과 음악성을 겸비한 이 시대 최고의 뮤지션 중 한명으로 꼽힌다. 신해철은 서강대학교 철학과 재학시절, 1988년 대학가요제에 그룹 무한궤도의 보컬로 지금은 국민응원가가 된 ‘그대에게’를 불러 대상을 수상했다. 다음 해 무한궤도 1집 ‘우리앞에 생이 끝나갈 때’를 통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이후 솔로 전향해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재즈카페’, ‘안녕’, ‘내 마음 깊은 곳에 너’ 등 가슴 짠해지는 여러 히트곡들을 발표하며 입지는 더 단단해졌다.
하지만 신해철은 누구나 하는 사랑이야기에만 머물지 않았다. 정기송-이동규와 함께한 그룹 NEXT를 통해, ‘날아라 병아리’, ‘도시인’,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해에게서 소년에게’, 'The Dreamer', 'Here I stand for you' 등 주옥같은 명곡을 양산하며 삶의 본질, 인간의 존재와 가치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래서 신해철의 음악은 철학이 있다. 깊이가 있고 울림이 있다. 그를 천재뮤지션이라 일컫는 이유다. 우린 또 한명의 천재를 잃은 것이다. 그것도 너무 갑작스럽게, 풀리지 않은 의혹을 남긴 채.
서울아산병원측은 신해철의 사망원인을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발표했지만, 그 이전인 지난 17일 신해철이 서울 송파구 S병원에서 장 협착증 수술을 받은 후 지속적으로 가슴과 복부 등에 통증을 호소해 20일 새벽 응급실로 후송됐었다. 이어 22일 오후 병실에서 쓰러져 심정지 되는 등 상황이 악화돼 서울아산병원 응급센터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수술대에 올랐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단정할 순 없지만, 많은 이들은 S병원의 과실, 의료사고로 신해철이 사망한 게 아닌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 얼마전까지도 신해철이 너무 멀쩡한 모습으로 방송에 출연했던 터라 더욱 이러한 의혹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죽은 신해철과 남겨진 아내 그리고 가족들을 위해서도, 의심받는 병원측을 위해서도 관련 부분에 대한 진상규명은 철저히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도 신해철의 사망소식은 믿기지 않는다. 그의 죽음은 슬픔을 뛰어넘는 충격이다. 그의 음악을 공감하며 즐겨듣고, 여전히 좋아하고 즐겨듣는 사람 중의 한명이었기에 더욱. 너무 좋은 곡들을 세상에 많이 남겨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가 부른 ‘날아라 병아리’의 한 소절처럼, 이젠 아픔없는 곳에서 편히 쉬기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