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최강희, 절실한 변화의 해답될까
해피선데이 ‘1박2일’이 오랜만에(?) 게스트를 초대했다. 주원과 성시경의 절친 최강희-이문세, 일명 절친특집이다. 그 첫 번째로 5일 방송엔 최강희가 출연했다. 올 초 주원과 드라마 ‘7급공무원’에서 호흡을 맞춘 최강희는, 1박2일 게스트로 참여해 멤버들과 함께 춘천으로 떠나는 낭만배낭여행에 몸을 실었다.
리얼예능 1박2일속에 최강희는 어땠을까. 4차원스럽다, 솔직하다, 털털하다라는 인상이 강한 최강희는, 1박2일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예능에 출연했다고 해서, 재미를 보태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과한 액션을 취하지 않았다. 그저 게스트로서 낯선 프로그램에 참여해 천천히 적응해가는, 특히 절친 주원의 도움을 받아, 주로 주원에게 의지해가며 다른 멤버들과도 소통해가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무리하지 않는 예능적응기 최강희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복불복 게임에선 주원의 흑기사를 마다할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는 적극성과 투혼을 보여줘, 한명의 멤버로서 자신의 몫은 기대이상으로 해냈다. 그렇게 게스트 최강희의 활약은 기존 멤버들에게 자극제가 되고,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최강희는 리얼예능에 어울리는 캐릭터를 급조하지 않았다. 예능에선 달라져야 한다, 세고 강해야 한다, 본인의 모든 걸 내려놔야 한다는 식의 고정관념을 깨기보단, 평소 본인의 모습, 이미지로 자연스러운 재미를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덕분에 다음 주 1박2일 최강희 2편과 이어질 성시경의 절친 이문세편도 기대감을 높인다.
1박2일에 게스트 최강희는 확실히 플러스였다. 최강희가 대단한 활약을 펼치지 않아도, 최강희가 출연한 자체만으로도 흥미를 자아낼 뿐 아니라, 그녀와 기존멤버들과의 여행은 과정에서의 아주 사소한 부분조차 색다른 재미를 연출한다. 작은 변화로 최대효과를 누릴 수 있는, 재미와 기대감을 낳는 강한 촉매 '게스트'의 힘이기도 하다.
문제는 게스트특집이 끝나고 난 뒤에 있다. 게스트덕분에 작은 변화에도 재미와 기대감으로 부풀어진 1박2일 풍선이, 기존멤버 유해진-엄태웅-이수근-차태현-성시경-김종민-주원만 남겨졌을 땐, 또 다시 속절없이 바람이 빠질 수 있다. 게스트가 출연했을 때, 수월하게 뽑을 수 있었던 재미와 기대감은, 게스트가 없는 상황에선 기존멤버들이 두배, 세배 고생해야 맞출 수 있는 풍선이 돼버린다.
현재 1박2일 시즌2는 국민예능으로 통하던 강호동의 시즌1이 아니다. 묻지마 채널고정과는 거리가 멀다. 유재석의 ‘런닝맨’에 시청률 1위를 내준지 오래고, 일밤 ‘진짜사나이’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형국이다. 과연 ‘1박2일’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도 만만치 않다.
최근 1박2일은 PD가 바뀌었다. 김승우가 하차하고 유해진이 합류했다. 하지만 ‘1박2일’은 실질적으로 변한 것이 없다. 그렇다고 쉽게 변화를 줄 수 있는 포맷도 아니다. 기존 시청자마저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게스트특집 등을 통해, 일시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게스트 최강희는 여자연예인으로선 2년여만에 1박2일 출연이다. 하지만 게스트는 지난해 말 유희열-윤종신-윤상이 출연해 ‘섬마을음악회’를 열었고, 올 초 설날을 전후해 올림픽스타 장미란-황경선-최병철이 출연했다. 그리고 3개월이 채 안 되서 최강희-이문세가 절친특집으로 참여했다. 즉 1박2일의 게스트 참여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강호동의 1박2일 시즌1에선 1년에 한번 정도에 불과했던 게스트가 시즌2에선 잦아지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1박2일이 게스트를 고정화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건 어떨까. ‘런닝맨’도 매주 게스트가 참여해 화제를 낳고 기대감을 선사하는 데, ‘1박2일’이라고 해서 멤버들만으로 여행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함께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즐거울 수 있는 게 여행이란 점에서, 게스트를 고정적으로 출연시키는 것도 변화가 필요한 1박2일로선 심각하게 고려해 볼 대목이다.
1편에 불과하지만 게스트 최강희는 성공적이다. 2편의 기대감을 준다. 이문세편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최강희-이문세의 절친특집이 끝나고 난 뒤를 생각해야 한다. 게스트특집이 향후 기존멤버로 꾸려가야 할 1박2일에 득일지, 실일지. 그리고 한 달에 두 번 여행을 떠난다고 할 때, 한번은 게스트를 참여시키는 건 어떨지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게스트의 출연자체는 변화가 필요한 1박2일에 실보단 득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